저는 겁이 많고 소심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걱정과, 불안, 부정적인 생각을 달고 삽니다. 그것들은 대부분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들이고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제가 ‘사회불안’임을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사회불안센터를 선택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치료비용, 10년 이상 운영되었다는 것, 진심 어린 후기, 상업 목적이 주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치료 첫째 날. 회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높은 수준의 불안과 긴장이 유지되어서 힘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이나 동기 분들 바라보는 게 어려워서 땅만 보고 있었고요. 그 날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집중을 못했습니다. 끝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긴장하는데 12주 동안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과연 바뀔 수 있을지 말이죠.

그러다가 첫 발표실습 때 변화에 대한 작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때 배운 방법을 반복해서 체화시킬 수만 있다면 달라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거든요. 그 후로 몇 가지 방법을 더 배우고 회기 중에 실습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반복하면서 실제로 저는 점차 좋은 방향으로 나아져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불안을 덜 느끼게 되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불안한 상황으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여전히 그렇게 인식은 하지만 불안이 상당 부분 줄은 경우도 있고, 같은 정도의 불안을 느낀다 하더라도 믿음, 생각, 행동, 경험으로 어느 정도 스스로 불안을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마다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습관 또한 기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지금 하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랬으면 늦었을 뻔 했네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거 같습니다.

끝으로 12주간 함께 고생한 동기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함께 해서 의욕 잃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 분의 선생님들,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셔서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