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 대인공포증, 사회공포증, 발표불안 이런 단어들을 알게 된 기간만큼, 혹은 그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들을 지내왔습니다. 포털 사이트나 전문가의 짧은 칼럼,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개인들의 경험담과 극복방법 그 어느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도움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어떤 댓글로 알게 된 ‘인지행동치료’는 인터넷으로 찾아본 짧은 설명에도 합리적이고 스스로 생각 못했던 맹점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 후 구글에서 인지행동치료를 검색하게 되었고, 고려대 인지행동치료 접수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저는 내 가까이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매우 기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의 누적된 경험과 생각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웹 브라우저의 즐겨찾기에 추가해두고 수주가 지났습니다. 어느 날은 잘 될 수 있을거란 희망이, 또 다른 날은 역시 안될거란 익숙한 비관과 절망이 반복되던 중, 용기를 내어 접수를 하였고 첫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상담사분과 상담을 한 후에도 저의 익숙한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저를 끊임없이 망설이게 했습니다.

거의 몇 개월이 지나 집단상담에 등록을 했고, 12회기를 마친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쇠사슬을 벗어난 것 같은 후련함입니다. 지금까지 듣고 얻은 조언과 달리 그저 개인의 노력을 탓하는 것이 아닌, 단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명확하지 않은 말로 현혹하는 것이 아닌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회불안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물이고 영혼 또는 정신이라 부르는 것은 다름 아닌 뇌의 전기적, 화학적 작용이기 때문에 여타 그 목적지가 불분명한 방식들과 달리 스스로 놀랄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될 줄은, 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지금까지의 삶처럼 앞으로의 삶도 내리막길뿐 일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집단상담치료를 받게 된 후, 이 후기를 볼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말처럼 여러분이 잃을 것은 낡고 여러분을 억압하는 쇠사슬뿐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