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이번처럼 트라우마나 재난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 심리적으로 응급하게 조치해야할 사항이 무엇인가?​

답변: 1) 먼저 철저한 원인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고의 피해자, 유가족, 그리고 생존학생들이 추후에 트라우마 중심 치료나 애도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도 원인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2) 두 번째, 피해학생의 가족들에게 사실에 기반한 사건 처리 과정이 전달되어야 하며, 피해학생 가족들과 명료하게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3) 피해학생 가족들이나 생존한 피해 학생들이 신체적인 건강을 돌 볼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 피해학생들과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기일텐데, 그 분들이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잠자는 것, 식사하는 것,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 등. 특히 피해자 가족들이 강릉에서 머물거나 서울에서 이동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아야 하는 경우, 숙박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4) 심리적 응급처치 방안으로, 심리적 안정을 이끌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서 조절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호흡을 하는 것, 근육을 이완하는 방법 등. 이러한 심리적 응급처치 매뉴얼을 국립정신건강센터나 한국임상심리학회 등에 문의하면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5) 주변 사람들은 섣부른 공감을 하려고 하기보다, 곁에 있으면서 필요한 부분이 생길 때 챙겨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5) 언론이나 미디어의 관심이 줄어들 때 쯤, 피해자 가족이나 생존한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때, 전문적인 트라우마 심리치료나 애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Q2. 현재 상황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 답변: 1) 무엇보다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윤리적인 취재와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피해자를 배려하는 것이 우선이고, 배려 없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추측성 보도나 취재 과열로 인한 무분별한 접촉이나 질문은 피해자가 추후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거나 애도과정을 겪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마음의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다. 2) 미디어 SNS 등에서 기사에 대한 답글에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를 배려하고, 사건을 지켜보는 인내가 필요하다.  

 

Q3. 이러한 사건 이후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수 있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는 무엇인가? 

**답변: 이러한 트라우마나 재난 사고 이후에 모든 사람이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므로, 모든 피해자나 모든 피해자 가족이 정신질환을 경험할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아야 한다. 단 우리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고 예측하지 못한 재난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매우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신,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불안함, 분노, 화, 신체적 각성 등 대부분의 변화는 재난 상황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건을 경험한 분들 중 20-30 %정도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학계에 보고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죽음이나 강렬한 위협을 경험하고 나서 이러한 경험이 악몽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일종의 이미지 등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등 재경험을 하게 되고, 재경험을 할 때 마다 신체적인 각성이 높아져 심장이 빨리 뛴다거나, 어지럽거나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수면, 식사 등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트라우마나 재난 상황과 관련된 사람, 장소, 물건 등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의 변화가 1주 이상 지속이 될 때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1개월 이상 지속될 때에는 반드시 공인된 전문가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Q4: 전문가나 전문적인 치료는 무엇인가? 

**답변: 우리나라에는 현재 비공인 혹은 비전문적인 심리상담 관련 자격이 3천여종 이상이 있다고 한다. 정부나 학교에서는 심리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반드시 공인된 심리 전문가가 제공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국립정신건강센터,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 국가재난트라우마센터등에서 체계적인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교육부에서는 전문상담교사를 중심으로 위클래스나 위프젝트와 같은 초기 상담이나 정신건강 위험군을 선별하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더욱 집중적이거나 장기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심리서비스 전문가인 정신건강임상심리사나 임상심리전문가와 같은 고도로 훈련받은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비전문가에게 서비스를 받을 경우, 비윤리적인 행위(개인정보를 보호하지 않는 등)나 효과적이지 않은 상담기법이나 치료를 제공하여, 상담자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치료로 마음의 아픔이 가중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추후 상담이나 치료가 더 필요한 시기에도 전문적인 서비스를 거부하게 되는 결과를 나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Q5. 학교와 정부에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답변: 1) 학교에서는 동년배 학생뿐 아니라 후배 학생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감정을 경험할 텐데, 억누르거나 감추려고 하지 말고, 그러한 감정의 변화가 당연한 것이며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특정 장소나 특정 시간 등을 마련하여 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 대성고등학교 학생 뿐 아니라 주변 학교 학생들, 이와 더불어 전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간접적인 트라우마 경험이 될 수 있으므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 특히 슬픔과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경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기회가 된다면 심리전문가에게 의뢰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심리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생기는 경우,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정부는 여러 기관, 예를 들어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이 각각 이러한 재난 상황에서 심리지원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공인전문가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심리지원을 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Q6: 마지막으로 유가족, 생존학생, 피해학생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 답변: 이번 사건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미리 예측할 수 없었던 재난 사건이다. 유가족, 생존학생, 피해학생의 가족은 모두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재난 사건의 피해자임을 명심하고, 자신을 과도하게 비판하거나, 죄책감을 갖지 않으시기를 바란다.